105년의 오토바이 역사를 자랑하는 할리데이비슨은 전 세계 모든 남자들의 로망이자, 오토바이가 갖는 거친 야생의 느낌을 가장 매력적으로 대중에게 소구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오늘은 이 할리데이비슨이 어떻게 지금의 강력한 아이덴티를 형성하고, 오랫동안 대중과 소통할 수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할리데이비슨은 1903년 자전거 공장에서 일하던 윌리엄 할리 (William Harley)와 철강회사에 근무하던 친구 아서 데이비슨(Auther Davidson)에 의해서 탄생합니다. 자전거를 보다 편하게 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면서 이때 서로의 노하우를 접목해 태어난 것이 바로 엔진이 달린 자전거 `모터사이클` 이었으며 처음으로 제작한 ‘할리 데이비슨’이었습니다. 

이후, 할리데이비슨 컴퍼니라는 회사를 차린 이들은 전쟁을 계기로 급성장하게 됩니다.
1차 세계대전에서 할리 데이비슨은 20,000대를 참전시켰고 험악한 전시 상황에서도 우수한 품질을 증명해내는데 성공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1920년대에 총생산 27,000대에 달하는 세계 최대 오토바이 제조회사로 우뚝 서게 됩니다. 여기에 전쟁 이후 고향으로 돌아온 병사들은 여전히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를 찾게 되고, 1974년 7월 4일 4천명의 오토바이광들이 캘리포니아 홀리스터라는 작은 마을에 모여 할리를 타고 술도 마시며 보내게 되는 사건이 언론에 센세이션하게 보도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됩니다. 거기에 영화와 드라마 등에 주인공들이 멋있게 타고 있는 할리데이비슨이 자주 노출되면서 젊은 세대들은 할리데이비슨을 숭배하기 시작했고, 할리는 길들여 지지 않는 청춘을 느끼게 해주는 전유물이 되었습니다.

'남자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할리데이비슨

'남자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할리데이비슨


할리데이비슨을 구해낸 '호그족'의 등장

하지만 이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리며 사랑받던 할리데이비슨도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일본의 혼다, 스즈끼, 야마하 등에게 추격을 받으며 시장 점유율이 20%대까지 추락하게 되고, 창립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겪게 되는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광고할 돈조차 없을 정도로 위기에 몰린 할리데이비슨은 1983년 'To ride and have fun'이란 모토 아래 할리를 타는 사람들을 모아 결속을 강화하는 '할리 오너스 그룹(Harley Owners Group)'을 만들게 됩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꿈과 낭만을 할리데이비슨에 투영한 충성 고객들로 자신들의 영혼과도 같은 할리데이비슨이 위기에 빠지게 되자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게 됩니다.
 
소수의 사람들만 즐기는 할리데이비슨이고, 혼자서만 즐기는 할리데이비슨에서 HOG를 통해 할리를 좋아하는 다수의 사람들과 만나게 되자 이들은 서로에게 끈끈한 동질감을 갖게 됩니다. 여기에 회사 임원들도 몸에 직접 문신을 새기고 가죽점퍼를 걸친 후, 살아있는 할리데이비슨을 보여주기 위해 다 같이 랠리에 나섭니다. 그들이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독수리는 홀로 비상한다'였고, 남성성과 저항 정신이 담긴 그 메시지는 할리의 영혼을 깨우게 됩니다. 그렇게 시작한 HOG족의 대규모 랠리와 각종 부대행사, 바이크 교육 등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할리데이비슨 다시 재기에 성공합니다. 이와 같은 사례에 비추어 볼 때,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돈을 쓰는 것 보다는 소비자들이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를 스스로 가져가고 키울 수 있도록 문화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효과적 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죽재킷과 널찍하게 벌린 팔, 할리데이비슨 라이더의 상징이다

가죽재킷과 널찍하게 벌린 팔, 할리데이비슨 라이더의 상징이다



왜? 할리데이비슨에 그토록 열광하는가?

사람들이 할리데이비슨을 좋아하게 되는 첫 번째 이유는 '소리'입니다. '푸드드 푸드드' 거리는 배기음은 할리데이비슨만의 독특한 소리로 지난 수백년 동안 '오토바이의 원형은 말'이란 생각에 기초해 만들어진 '말발굽 소리'입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할리데이비슨을 타면 황야를 질주하는 멋진 카우보이의 모습을 자신에게 투영시킵니다. 여기에 거대한 몸집, 낮은 안장과 일명 '만세 핸들'이라고도 불리는 핸들이 결합되면서 멋진 자세까지 잡아주게 되면서 할리데이비슨은 남성의 마초니즘 욕망을 완벽하게 충족시켜주는 애마로 사랑받게 된 것입니다.

할리데이비슨에 빠져드는 두 번째 이유는 나만의 모터사이클을 디자인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옵션-주문 제작 시스템'은 컬러에서부터 옆 날개는 어떤 형태로 달지, 날개 옆에는 어떤 무늬가 들어가고 어떤 글을 새길지 모두 고객이 직접 결정할 수 있습니다. 
 
내 것을 만들어간다는 재미와 나만의 것이라는 느낌에 할리데이비슨을 찾는 사람들은 단순히 성능 좋고 기능 좋은 바이크를 구입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개성을 구입하러 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쓰는 제품을 통해서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시대를 사는 젊은 사람들에게 할리데이비슨의 이런 제작 시스템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게다가 의류, 잡화, 생활 용품까지 만들어내는 할리데이비슨은 사람들에게 바이크만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까지 완벽하게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모든 욕구를 충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할리데이비슨을 사랑하게 되는 마지막 이유는 앞서 언급한 할리데이비슨의 매력을 아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HOG란 커뮤니티가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호그는 전 세계 128개국에서 130만명 회원(한국 약 1200명)이 가입한 모임이 되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호그가 할리데이비슨의 통제를 받지 않고 순수하게 회원들 스스로 운영하는 모임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회원들 스스로가 정한 규율을 지키며, 건전하고 안전한 바이크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호그족의 활동은 기본적으로 '함께' 할리데이비슨을 타는 즐거움과 자부심을 충족시켜주고, 고객들이 기대하지도 못했던 소속감이라는 욕구도 채워줍니다. 
 
여기에 할리데이비슨을 경험하며 축적된 정보와 스타일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나누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더 많은 열정과 시간을 쏟게 만드는 할리데이비슨만의 매력입니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의 결합이 100년이 넘게 사랑받는 할리데이비슨만의 생존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광고 속 할리데이비슨의 유혹

할리데이비슨은 소비자의 잠재된 욕망을 깨우고, 채우는 기본 전략을 광고에서도 그대로 사용합니다. 아래 영상은 2011년에 방영된 할리데이비슨의 광고인데, 'nocages' 란 메시지로 현대인들의 꽉 짜여진 생활과 비교해서 꿈과 자유를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는 할리데이비슨을 보여주면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고 싶다면 할리데이비슨에 올라타라고 고객들을 향해 손짓합니다. 

 
지면 광고에서도 사람들의 욕망을 건드리며 묻습니다. 
 

Someday
I'll do it someday. 
Monday,Tuesday,Wednesday,Thursday
Friday,Saturday,Sunday 
See? There is no Someday. 
It's time to ride.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 움직이지 않는 열정은 돌 덩어리에 불과하다 등등의 말처럼, 광고 카피도 우리가 흔히 하는 나중에, 언젠가는 이라는 말을 요일(day)과 매치시키면서 달력 어디에도 someday는 없으니, 지금 할리데이비슨을 타라는 말로 항상 제자리를 사는 사람들의 가슴을 두들기는 카피로 유혹합니다.

감성을 두드리는 브랜드가 성공한다
 
할리데이비슨은 승차감도, 조작하는 것도, 관리하는 것도, 다른 타 브랜드 바이크에 비해 불편하고, 어렵고, 복잡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5년간 바이크족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바이크하면 할리데이비슨을 떠올리는 이유는 바이크의 성능 보다는 제품과 고객의 감정선을 잇는 연결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고객의 마음에 귀 기울였기 때문입니다. 감성 마케팅을 중요한 마켓전략으로 얘기하는 지금, 할리데이비슨은 디자인(look), 엔진소리(sound), 독특한 진동감(feel), 이 삼박자를 기본 무기로 일상을 탈출하고픈 인간의 기본 욕망과 자기만의 개성을 지키고 싶은 소비자의 욕구를 적절히 자극하며 바이크업계에서 1등 브랜드로 현재의 성공가도를 질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선 고객의 감성을 얼마나 기분좋게 자극할 수 있고, 감정지대에 얼마만큼 매력적으로 정착하는가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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